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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_novel

따뜻함과 악마

HiGaTsu Ryu 2023. 3. 10. 11:20

"너, 참 따뜻하다."

 

 

떠들썩한 도시 속에 유일하게 고요한 어두운 골목의 막다른 벽.

그곳에서 쭈그려 있는 나에게 다정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들자,

이런 으슥한 골목과 어울리지 않는 하늘거리는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입은 사람이 보였다.

길을 잃어서 여기까지 도착했나 싶었지만 스스로 들어온 듯한 평안한 미소와 뜬금없는 등장 대사에 나는 잠시 당황했다.

 

'이 사람은 위험한 사람일지 그냥 이상한 사람일지 판단이 잘 안서네..'

 

일단 갑자기 말을 걸어오다니 이상한 녀석이 분명하다.

물론 외모는.. 천사 같이 느껴졌지만, 흉흉한 도시 속에서 외모만으로 넋을 놓았다간 장기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겉보기로 파악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총동원해서 뭐 하는 인간일지 고민했지만 잘 모르겠다.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변함없이 미소와 의문을 띄운 얼굴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 누구세요?"

 

 

혹시 위험한 사람이라면 무례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상한 일에 엮일 수 있으니.. 최대한 조심스럽게..

나도 미소를 지으며, 예의를 지키며 물어보았다.

 

 

"네 목숨을 가지러 온 악마야!"

 

 

해맑은 미소, 활기찬 대답과 함께 후회가 밀려왔다.

아.. 물어보지 말고 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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